오늘은 이런 일을 계획하고 있다:
며칠 전 아무 마트도 열지 않을 일요일을 대비하여 철저히 장을 봤다. 심지어 무리하여 큰 물을 몇 통이나 사가지고 왔다. 창가에 물들을 줄세워 놓으니 얼마나 마음이 편하던지~
그런데 말이다, 어젯밤 화장실에 가 앉으니 휴지가 얼마 안 남아있는 것이다. 혼자 살면서 내가 얼만큼의 휴지를 쓰는지 관찰하게 되었는데, 그대로라면 월요일까지는 절대 버틸 수 없는 양이었다. 휴지는 마지막으로 갈수록 그 둘레가 작아져 예상하는 것보다 더 빨리 사라지기 때문에 절대 방심해서는 안된다.
그래서 나의 계획은 이러하다. 동네 까페에 가 여유롭게 할일을 하고, 떠나며 휴지를 둘둘둘 말아가지고 가지고 오는 것이다. 그 휴지는 그대로 우리집 화장실에 놓일 것이고, 내일 아침 그것을 다 쓸 때까지 나는 과연 이것이 도둑질일까 아닐까 고민할 것이다. 지금까지 나의 이성은 약간 전자를 향해 있지만 어쨌든 나는 나의 계획을 그대로 실행할 수 밖에 없겠지. 혼자 사는 삶은 참 구질구질하고도 사랑스럽다~